
가상자산 거래소에 KYC는 필수지만, 보안만 강조해 인증 절차가 불편해지면 가입 단계에서 고객 이탈로 이어집니다. 결국 사업자는 '규제 준수'와 '고객 경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합니다.
알체라는 자회사이자 레그테크 전문기업 유스비와 함께 신분증 OCR, 사본판별, 얼굴인식 기반 본인확인 기술을 통해 다양한 금융·핀테크 기업의 KYC 고도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유스비의 신분증 OCR 및 사본판별 솔루션을 도입하며 KYC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코빗의 이정우 CTO를 만나 KYC 프로세스 고도화 여정과 기술 도입 배경을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코빗에서 CTO를 맡고 있는 이정우입니다. 기술 조직을 총괄하고 있으며, CPO 역할도 함께 맡아 앱과 웹사이트의 제품 기획 및 사용자 경험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금법에 따라 고객확인을 충실히 수행하려면 신분증 검증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빛 반사나 흔들림 때문에 고객이 불편을 겪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면허증 우측 끝 일련번호의 숫자 '0'과 영문 'O'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오류가 발생하는 등 디테일한 케이스들이 있었죠.
문제는 고객들이 이러한 기술적인 배경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단순히 ‘가입이 안 된다’, ‘인증이 안 된다’고 느끼게 됩니다.
또 다른 고민은 속도였습니다.도입 이전에 사용하던 솔루션은 촬영한 이미지를 서버로 전송한 뒤 판독 결과를 받아오는 방식이었습니다. 절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짧은 대기 시간도 체감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일부 고객들은 인증 과정이 느리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러한 경험이 가입 이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핵심은 결국 인식 속도와 정확도였습니다. 사진을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클라이언트) 단에서 바로 OCR을 수행하기 때문에 결과를 훨씬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측면의 편의성도 컸습니다. 저희 개발진이 카메라 촬영 화면 등을 직접 구현할 필요 없이, 신분증이 화면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인식이 진행되는 SDK만 연동하면 되어 리소스가 크게 절감되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 환경 모두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거래소에서 고객확인은 모든 사용자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검토했습니다.
저희 내부 QA 담당자들이 테스트 과정에서 ‘이런 빛 반사 환경에서는 인식이 잘 안 된다’는 식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전달했는데, CS팀에서 발 빠르게 확인하고 실제 업데이트까지 반영해 주는 대응 속도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술 지원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맞습니다. 신분증 OCR이 정보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기술이라면, 신분증 사본판별은 거래소 입장에서 보안의 핵심입니다. 등록된 신분증이 실제 신분증인지, 아니면 모니터 화면에 띄워진 이미지를 촬영하거나 복사본을 제출한 것인지 반드시 걸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가 예전에 사용하던 솔루션은 이런 사본판별 기능이 아예 구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모니터 속 신분증 사진을 그대로 찍어서 제출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시도를 시스템적으로 명확히 구분해 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는 비단 저희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의 이슈이기도 했죠.
이러한 배경에서 신분증 인증 솔루션을 검토하게 되었고, 빠르고 정확한 OCR은 물론이고 사본판별 기능까지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거래소에는 실제 신분증 대신 다른 화면 이미지를 찍어 제출하는 방식의 비정상 시도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데, 솔루션 도입 이후 이러한 시도들이 완벽하게 차단되었습니다. 덕분에 보안과 운영의 신뢰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사실 저희가 가입 완료율이나 이탈률 같은 지표를 별도로 측정한 것은 아닙니다. 기존 솔루션을 사용하던 시기와 현재의 서비스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단순 비교도 쉽지 않았고요.
다만 내부적으로는 굳이 수치를 확인하지 않아도 이전보다 확연히 좋아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서버 전송을 기다리는 단계가 생략되니 인증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왔고, 인식 품질도 개선됐다는 점을 QA 과정에서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이걸 굳이 수치로 측정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체감되는 변화가 컸습니다. 모든 고객이 거쳐야 하는 병목 구간의 속도와 품질이 개선되면서,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매우 안정적이고 쾌적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규제와 혁신을 서로 대립하는 관계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규제 때문에 무엇을 못 한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제품 설계 단계부터 규제를 기본적인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규제를 나중에 해결해야 할 귀찮은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해보면 처음부터 규제를 고려하고 설계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규제는 서비스를 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제품을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조건에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이를 반영해 시스템을 확장성 있게 설계해 두면, 향후 정책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경험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코빗 역시 앞으로도 보다 안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신원인증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