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신금융 심사에서 안면인증이 하는 역할은 신청자가 실제로 그 사람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일이지 그 사람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 두 가지를 뒤섞으면 얼굴 정보가 원래 목적을 벗어나 신용평가라는 전혀 다른 영역까지 흘러 들어갈 위험이 생깁니다. 얼굴 인증 결과는 신원확인이라는 목적에만 활용하고 신용평가 모델에는 별도로 반영하지 않는 절차가 여신금융 데이터최소화의 첫 번째 원칙입니다. 얼굴이라는 생체정보가 대출 승인 여부를 가르는 요소로 은연중에 작동한다면 이는 신용을 평가하는 기준이 애초에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왜곡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얼굴 정보와 신용평가에 쓰이는 소득 및 상환 이력 정보는 성격이 다른 데이터입니다. 이 둘을 한곳에 모아 두면 어느 하나가 유출되었을 때 나머지까지 함께 노출될 위험이 커집니다. 얼굴 인증 데이터는 신원확인 시스템에 신용평가에 쓰이는 정보는 심사 시스템에 각각 나누어 저장하고 접근 권한도 다르게 관리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두 시스템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면 심사 담당자가 업무상 필요하지 않은 얼굴 정보까지 함께 열람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대출이나 카드 발급 심사에서 승인되지 않은 신청자의 얼굴 정보를 승인된 신청자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보관할 이유는 없습니다. 심사가 최종적으로 거절된 신청 건은 정해진 기간 안에 관련 얼굴 정보를 삭제하도록 하는 절차를 두어야 합니다. 거절된 신청 건도 향후 재신청 시 참고할 여지가 있어 일정 기간은 보관하되 그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구조가 바람직합니다. 승인된 계약자의 정보와 거절된 신청자의 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보관하면 정작 계약 관계가 성립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까지 계속 남아 있게 되는 불균형이 생깁니다.
여러 여신금융회사가 특정 신청자의 위험 신호를 함께 참고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얼굴 이미지 자체를 여러 기관에 그대로 전달하면 그만큼 데이터가 퍼지는 범위도 넓어집니다. 본인확인이 완료되었다는 결과값만 공유하고 얼굴 이미지나 특징값 원본은 최초 확인 기관 안에만 남겨 두는 절차를 두면 정보가 여러 곳으로 흩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한 다른 기관은 그 결과값만으로도 신원이 검증되었다는 사실을 신뢰할 수 있어 원본 정보까지 함께 넘겨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대출에 보증인이나 공동명의자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 이들의 신원확인을 위해서도 얼굴 정보가 수집됩니다. 주채무자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정보도 필요 이상으로 오래 쌓아 둘 이유는 없습니다. 보증인과 공동명의자의 얼굴 정보도 주채무자와 동일한 최소수집 기준을 적용해 관리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계약의 부속 당사자라는 이유로 이들의 정보 보호 수준이 낮아져서는 곤란합니다. 보증인은 계약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관리에서 소홀히 다뤄지기 쉽지만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는 주채무자와 다르지 않게 그대로 이어집니다.
한 번 거절된 신청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신청하는 경우 매번 새로 얼굴을 촬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최근 확인된 얼굴 정보가 아직 유효 기간 안에 있다면 재촬영 없이 그 정보를 다시 활용하고 기간이 지났다면 새로 촬영하도록 하는 절차를 두면 불필요한 반복 수집을 줄일 수 있습니다. 거절 사유가 서류 미비처럼 신원과 무관한 경우라면 이 유효 기간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심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신청자를 위해 심사 당시의 얼굴 인증 기록을 근거 자료로 남겨 두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의신청 대응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증 이력만 별도로 보관하고 그 밖의 정보는 일반 삭제 절차를 그대로 따르도록 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예외적으로 남겨 두는 정보라 해도 그 범위는 명확히 한정되어야 합니다. 분쟁 대응을 이유로 필요 이상의 정보까지 함께 예외 대상에 넣어 두면 예외라는 이름 아래 최소화 원칙 전체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여신금융회사가 안면인증 시스템의 운영을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탁업체에도 동일한 최소수집 기준을 계약 조건으로 명시하고 이 기준의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위탁했다는 이유로 관리 책임까지 함께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위탁 계약서에 최소수집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면 위탁업체는 자체 기준으로 데이터를 다루게 되어 원래 회사가 세운 원칙과 어긋나는 방식으로 정보가 처리될 위험이 남습니다.
데이터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설계하더라도 신원확인의 정확도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최소화된 데이터로도 충분한 인증 정확도가 나오는지 정기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를 두면 최소화와 정확성이라는 두 목표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정확도가 기준에 미달하는 항목이 발견되면 그 부분만큼은 최소화 범위를 다시 조정하는 유연함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