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스보더 송금의 eKYC 자동 심사가 최근 크게 달라진 배경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기술적인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전 은행 간 국제 송금에 쓰이던 통신전문 방식은 정해진 글자 수 안에 정보를 욱여넣는 비구조화된 형식이어서 송금인과 수취인에 대한 신원정보가 종종 잘려나가거나 자유 서술 형태로 뒤섞여 들어가 있어 그 정보를 다시 사람이 읽고 정리해야 자동 심사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표준화기구가 정한 새로운 금융통신전문 표준은 이러한 정보를 미리 정해진 구조화된 항목별로 나누어 담도록 설계되어 있어 송금 메시지 자체가 도착하는 순간 그 안에 담긴 신원정보를 곧바로 기계가 읽어내 자동으로 심사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크로스보더 송금의 eKYC 자동 심사절차는 예전처럼 메시지를 받은 뒤 사람이 정보를 다시 정리하는 후처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메시지 도착과 동시에 심사가 시작되는 방식으로 재설계되고 있습니다.
국내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금융결제망은 중요한 자금이체 업무에 이 새로운 국제 표준을 도입하는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을 서로 연계하고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규제 같은 국제적 기준을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려는 목적에서 추진되었습니다. 이러한 전환은 몇몇 국가만의 개별적인 움직임을 넘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인 합의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결제망이 같은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전환이 완료되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쳤습니다.

이렇게 항목별로 명확히 구분된 정보가 갖추어져야 자동 심사 시스템이 별도의 해석 과정 없이 곧바로 해당 정보를 위험 평가와 제재 대상 조회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유 서술 형태의 문장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사람이 직접 찾아내야 했지만 이제는 정해진 자리에 정해진 정보가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동화의 범위가 크게 넓어집니다.

예전 방식에서는 제한된 글자 수 때문에 긴 이름이나 복잡한 주소가 중간에 잘리는 일이 흔했고 이렇게 잘린 정보는 자동 심사 시스템이 실제 인물과 다른 사람으로 오인하거나 아예 심사 대상에서 누락시키는 오류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구조화된 새로운 방식은 각 항목이 담을 수 있는 정보의 형식과 범위를 넉넉하게 정의해 두고 있어 이러한 절단으로 인한 오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자동 심사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변화입니다.

하나의 송금이 여러 나라의 금융기관을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여러 차례 시스템 간 전환이 이루어지는데 예전에는 이 전환 과정에서 정보가 손실되거나 형식이 어긋나는 일이 잦았지만 국제적으로 통일된 구조화 표준을 모든 참여 기관이 함께 사용하면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의 손실 자체가 원천적으로 줄어듭니다. 정보가 처음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한 채 마지막 기관까지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은 자동 심사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근본적인 조건이 됩니다.
모든 국가와 모든 금융기관이 동시에 새로운 표준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은 구조화된 메시지를 사용하는 기관과 예전 방식을 그대로 쓰는 기관이 함께 뒤섞여 존재하는 과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자동 심사 시스템은 새로운 구조화 메시지를 받았을 때와 예전 방식의 메시지를 받았을 때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이중의 대응력을 당분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이는 전환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실무자들이 감내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두 방식을 동시에 다루는 이 과도기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모든 참여 기관이 하나의 표준으로 모이는 종착점을 향해 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메시지 하나의 형식이 바뀌었을 뿐인데 그 파급은 국경을 넘나드는 심사 전체를 다시 그려내고 있습니다. 잘려나가던 이름과 뒤섞이던 주소가 온전한 모습으로 도착하기 시작하면서, 자동 심사는 이제 사람이 정보를 다시 정리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메시지가 도착하는 그 순간부터 곧바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