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센터에서 이미 도입된 대부분의 자동화 설비는 일정한 크기와 형태를 가진 상자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런 설비는 형태가 제각각인 화물 앞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옷가지가 담긴 부드러운 포장재나 불규칙한 형태의 부품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화물은 잡는 지점과 힘의 세기를 매번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 전혀 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규격 화물을 다루는 로봇은 정해진 위치와 각도로 손을 뻗기만 하면 되지만 비정형 화물 앞에서는 매번 새로운 판단이 필요합니다. 규격 화물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존 자동화 방식과 비정형 화물 처리를 같은 기술로 접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이 전환 컨설팅의 출발점이 됩니다.

컨설팅을 시작하기 전에 그 물류센터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비정형 화물을 다루고 있는지를 먼저 진단해야 합니다. 비정형 화물의 비중이 작다면 전면적인 로봇 도입보다 예외 처리 인력을 유지하는 편이 비용 면에서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진단 단계에서는 화물의 형태뿐 아니라 물류센터가 처리하는 상품 카테고리의 계절적 변화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비정형 화물의 실제 비중을 먼저 측정하는 진단 단계가 전면 도입과 부분 도입 가운데 어느 쪽이 타당한지를 가르는 근거가 됩니다.

비정형 화물 가운데는 형태가 불규칙할 뿐 아니라 압력에 쉽게 손상되는 물건도 섞여 있으며 이런 화물을 규격 상자와 같은 힘으로 붙잡으면 파손으로 이어집니다. 로봇이 화물을 붙잡기 전에 그 화물의 재질과 취약도를 먼저 인식하고 그에 맞추어 파지력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화물의 재질과 취약도를 먼저 인식하고 파지력을 조절하는 절차 없이는 비정형 화물 자동화가 오히려 파손율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로봇이라도 모든 비정형 화물을 완전히 자동으로 처리할 수는 없으며 일부 화물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합니다. 로봇이 먼저 화물을 옮기기 쉬운 상태로 정리해 두고 최종 처리는 사람이 맡는 부분 자동화 방식이 현실적인 전환 경로가 됩니다. 완전 자동화라는 목표 대신 사람과 로봇이 역할을 나누는 부분 자동화를 전환의 현실적인 목표로 설정해야 합니다.
규격 화물을 다루는 기존 자동화 설비는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지만 비정형 화물을 다루는 로봇은 화물마다 잡는 방식을 새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비정형 화물 처리의 속도 저하를 도입 이전 단계에서 명확히 예측하고 공유해야 도입 이후의 기대 불일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이미 규격 화물을 처리하는 자동화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비정형 화물 처리 로봇은 이 기존 설비를 대체하기보다 나란히 배치되어 서로 다른 화물을 분담하는 구조로 설계되는 편이 안전합니다.

비정형 화물 로봇이 도입되면 기존에 화물을 직접 옮기던 작업자의 역할은 로봇을 감독하고 예외 상황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변화를 미리 설명하지 않으면 작업자는 로봇 도입을 자신의 업무가 사라지는 신호로 받아들여 저항할 수 있습니다.

전체 물류센터에 한 번에 비정형 화물 로봇을 도입하기보다 특정 구역이나 특정 상품군을 대상으로 먼저 시범 운영을 거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범 운영에서 확인된 문제를 개선한 뒤 다른 구역으로 넓혀가는 순서를 밟아야 예상치 못한 문제가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