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대한민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벤츠 EQE 350 전기차에서 시작된 화재는 8시간 동안 지속되며 880대의 차량을 전소시키고 20여 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기차 화재 사고는 전년 대비 78% 증가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전기차 한 대가 불타면 진화에 필요한 물의 양이 무려 110톤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화재 진압에 쓰이는 물의 약 110배에 해당하는 양이니, 기존 소화 방식으로는 대응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배터리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오프가스가 방출된 후 최초 발화까지 약 40분 이상 소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실제 불이 나기 전에 충분한 대응 시간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은 내연기관 차량과 전혀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충전, 외부 충격, 고온 등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터리 내부에서 연쇄 화학반응이 시작되고, 이때 오프가스라는 특별한 연기가 먼저 방출됩니다. 바로 이 시점이 AI 기술이 활약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지하주차장에서는 열화상 카메라 기반 화재 감지 시스템을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지하 주차장은 화재 감지 시스템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으나 연기가 아닌 발화 후 열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초동 대응이 빠르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런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알체라의 FireScout은 서울시의 '공동주거시설 전기차 충전기 안전시설 설치 지원사업'의 보조금 지원 품목으로 포함되었습니다.
2025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충전기 제조업체에게 안전 기능 강화된 제품 공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합니다. 또한 환경부는 2024년 8월부터 통신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제어 충전기'를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AI 기반 전기차 화재 탐지 기술은 단순한 감지를 넘어 종합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슈퍼브에이아이와 함께 AI 기반 실시간 화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AI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광범위한 화재 사고 데이터셋으로 학습된 맞춤형 모델로, 초기 단계 열이나 배터리 가스 방출 등 전문화된 감지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런 시스템들은 엣지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현장에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며, 기존 CCTV 인프라 및 비상 대응 시스템, 건물 관리 시스템과도 완벽하게 통합됩니다.
AI 기반 전기차 화재 탐지 기술은 현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IDTechEx predicts this market will grow at 15% CAGR from 2024 to 2035. 전기차 배터리용 화재 방지 재료 시장도 향후 10년간 15%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차량에서 수집되는 배터리 상태, 충전 패턴, 주행 환경 등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여 화재 위험도를 예측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연기가 발생하기 전에 배터리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여 정비소 방문을 안내하는 방식입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공포와 걱정은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AI 기반 화재 탐지 기술의 등장으로 이런 우려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습니다. 불이 나기 전 40분의 골든타임을 AI가 정확하게 포착해 알려주고, 기존 CCTV 인프라만으로도 30대의 차량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습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현재의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안전 관리 체계가 전환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민간 기업들의 AI 기술 개발이 맞물리며 전기차 화재 위험으로부터 더욱 안전한 환경이 구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