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고객 확인(KYB)과 신용평가는 금융기관의 여신심사에서 분리될 수 없는 두 축입니다. KYB는 기업의 신원 확인과 위험도 파악을 중심으로 하고, 신용평가는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판정합니다. 그러나 현대적 금융 환경에서는 이 두 프로세스가 통합되어 KYB 과정에서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더욱 정교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신용평가 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기존 신용평가 모형은 재무제표의 주요 지표(부채비율, 유동비율, 영업이익률 등)를 일관되게 적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시장의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고, 실현된 신용위험과 평가 결과의 괴리가 발생하기 쉬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고신용위험 기업의 평가에서 기존 지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머신러닝 기법의 도입이 가속화되었습니다. Random Forest, XGBoost, CatBoost 등의 알고리즘은 비선형 관계를 포착하고 변수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 재무정보: 부채비율, 유동비율, 영업이익률, 자산 회전율 등 재무제표 기반 지표
▲ 기업정보: 법인 설립 연수, 대표자 경력, 업력, 산업군, 종사자 규모 등
▲ 시장정보: 업체의 시장점유율, 산업 내 위치, 공급망 상의 지위 등
▲ 기술정보(기술기업 대상): 특허 보유 현황, 기술 레벨, 기술혁신 능력 등
이러한 다차원 정보는 KYB 프로세스에서 자동으로 수집되어 신용평가 모형에 입력됩니다.

기존에는 기술기업에 대해 별도의 기술신용평가(TCB, Technology Credit Base)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KYB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은 이를 통합하여 기술역량과 재무상황을 동시에 평가합니다. 한국기술신용평가는 1999년부터 축적된 130개국 이상, 2억 건 이상의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K-IP Score(기술 질 측정)와 K-IP Value(IP 가치추정)를 산출합니다. 이는 기술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다 정확히 반영합니다.

KYB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은 Random Forest, XGBoost, CatBoost 등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신용위험 예측력을 향상시킵니다. 이들 알고리즘은 각 변수의 상대적 중요도를 자동으로 계산하며, SHAP(SHapley Additive exPlanations) 같은 설명가능 인공지능(XAI) 기법을 통해 신용등급 산정 근거를 명확히 제시합니다. 또한 데이터 불균형 문제(신용불량 사건이 드문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SMOTE(Synthetic Minority Over-sampling Technique) 기법을 적용합니다.
신용 이력이 부족한 기업(씬파일러)의 신용평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 데이터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사례에서 보면, 대안 신용평가 모형은 XGBoost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AUC 87%의 예측력을 기록했으며, 기존 신용평가사의 표준신용점수(AUC 84%, 82%)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이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기업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KYB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은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절차를 자동화합니다. 온보딩 단계에서 수집된 KYB 정보는 자동으로 신용평가 모형에 입력되고, 신용등급과 함께 차용액 추천, 금리 설정 등이 자동으로 산출됩니다. 금융감독원의 위험평가 시스템에도 통합되어 위험평가지표가 자동으로 입력되며, RBA(위험기반접근)에 기반한 차별화된 관리 수준이 적용됩니다.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의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기존 신용평가에서 중요했던 변수와 실현된 신용위험을 설명하는 변수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 모형에서는 부채비율을 중시했지만, 머신러닝 분석 결과 산업별 특성, 대표자의 신용도, 기업의 영업년수 등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특히 고신용위험 기업의 평가 기준을 재정립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KYB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은 일회성 평가를 넘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동적 평가를 수행합니다. 금융기관이 수집하는 거래 데이터, 재무제표 업데이트, 외부 신용정보 변화 등이 자동으로 감지되면, 신용등급의 변경 필요성이 즉시 평가됩니다. 이는 급격한 신용도 악화를 조기에 파악하여 대출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KYB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의 도입으로 금융 포용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존 신용평가에서 배제되었던 신규 창업기업, 전환기업, 기술기업 등도 다양한 KYB 정보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기술기업의 경우 특허정보와 기술가치를 반영하여 재무정보만으로는 알 수 없는 미래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