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미디어는 이용자가 실명을 밝히지 않고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신원확인을 지나치게 강하게 요구하면 이러한 이용 방식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확인 절차를 아예 두지 않으면 봇 계정이나 대량으로 생성된 가짜 계정이 서비스에 유입되는 상황을 막기 어렵습니다. 소셜미디어의 가입 확인은 이용자의 실제 이름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그 계정 뒤에 실제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신원 확인과 사람 증명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구분하는 일이 이 설계에서 가장 먼저 다뤄야 할 지점입니다.
실시간으로 촬영된 얼굴이 살아있는 사람의 것인지 판별하는 라이브니스 확인만 거치고 그 얼굴 정보를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신원 정보와 연결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입 절차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계정에는 실명이 남지 않으면서도 그 계정을 만든 주체가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넘어 실제 사람이라는 사실만은 확인할 수 있어 봇 계정 생성을 억제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익명성도 함께 지킬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얼굴 정보는 중복 가입 여부를 대조하는 용도로만 활용하고 그 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세워둘 필요가 있습니다.

여론 조작이나 광고성 게시물 확산을 위해 한 사람이 자동화된 방식으로 수백 개의 계정을 만들어내는 시도는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마주하는 문제입니다. 가입 시점에 확인된 얼굴 정보를 기존 가입자 정보와 대조해 짧은 시간 안에 동일 인물이 여러 계정을 만들려는 시도를 확인한다면 대량 계정 생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대조 역시 얼굴 정보만으로 이루어지며 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 안에서 운영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계정은 처음 만든 사람과 이후 실제로 그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향력이 커진 계정이 거래되거나 대신 관리를 맡기는 방식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가입 시점의 얼굴 확인은 계정을 만든 순간의 사람 증명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이후 계정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상황까지 막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이 한계를 보완할 별도의 운영 정책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입 시점 확인만으로 계정의 신뢰도를 영구히 보증할 수는 없다는 전제를 서비스 운영 전반에 반영해야 합니다.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비대면 본인확인 솔루션을 적용하려 한다면 먼저 실명 확인과 사람 증명이라는 두 목적 가운데 어디까지를 서비스의 확인 범위로 삼을지부터 명확히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얼굴 정보를 신원 정보와 분리해 관리하는 기술적 장치와 중복 가입 대조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용자에게는 확인 절차가 실명 노출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 서비스에 대한 오해를 줄이는 작업도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가입 확인은 다른 서비스의 본인확인과 달리 실명을 밝히는 절차를 넘어 사람임을 증명하는 절차로 방향을 좁혀야 실효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 방향이 흔들리면 이용자는 확인 절차를 실명 노출의 위협으로 받아들여 참여를 꺼리게 되고 서비스는 원래 막으려던 봇 계정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