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후 5분. 전문가들이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놓치면 인명피해는 2배, 재산피해는 3배 이상 증가합니다. 그런데 최근 AI 화재 감지 기술이 이 골든타임을 3초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2018년 6월 26일, 한 자동차 회사 엔진 시험실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서 화재 발생부터 진압 완료까지 약 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만약 AI 화재 감지 시스템이 있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현대케피코가 개발한 AI 기반 화재 감지 시스템은 발화 시점부터 화재를 즉시 인지하여 기존 열 감지 기반 시스템보다 훨씬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AI 화재 감지 시스템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3cm 크기의 작은 불꽃까지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한선에스티가 공동 개발한 지능형 화재감지기는 화재 극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불꽃을 감지하여 발화 10초 이내에 알림을 제공합니다.
기존 화재감지기들은 최초 발화 1분 이후인 화재 2단계에서야 화재를 감지했습니다. 스프링클러 역시 실내 온도가 72도를 넘어야 작동되므로, 실내에 있는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AI 화재 감지 시스템은 적외선열화상센서와 머신러닝 기술을 결합하여 사람이 사용하는 불과 실제 화재 불을 정확히 구분합니다.
국내에서는 AI 기반 산불 감지 시스템이 이미 실용화되어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국에 설치된 53,000여 개의 IoT 복합 화재감지기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약 25차례의 대형화재를 예방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기존 센서들이 먼지나 수증기에 반응하여 잘못된 경보를 발생시키던 문제를 CO가스와 연기농도 센서 값을 복합 연산하여 해결한 결과입니다. AI 기반 감지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인 거짓 경보의 획기적 감소가 실제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는 것입니다.
구글의 파이어샛 프로젝트는 AI 활용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2025년 초 첫 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수년 내 완전한 위성 네트워크 구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AI를 활용하여 지구상의 5x5미터 크기 지점을 이전 이미지와 빠르게 비교하고 인근 인프라 및 지역 날씨 등의 요소를 결합하여 화재 발생 여부를 신속히 판단합니다.
한국에서도 알체라의 FireScout AI 솔루션이 실시간 산불 감지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연기 감지 시 SMS, 이메일, 대시보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담당자에게 즉시 알림을 제공하며, 연기의 방향과 각도로 화재 발화 위치에 대한 GPS 좌표까지 제공합니다.
비젼인의 AI 솔루션 'ViVA'는 스마트 안전, 스마트 방재, 스마트 시공감리 분야를 중점으로 개발된 지능형 객체 감지 소프트웨어입니다. 화재뿐만 아니라 침입, 배회, 쓰러짐, 안전장비 착용 여부 확인까지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2024년 아리셀 화재 사건 이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중소규모 사업장 화재 예방을 위해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 사업을 강화하면서 AI 화재 감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 알파시티에서 진행된 실증 테스트에서는 화재 감지 정확도 mAP 60% 이상, 화재 탐지 테스트 정확도 95% 이상, 화재 발생 후 감지까지 소요시간 3초 이내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AI 화재 감지 기술은 기존 패턴 인식을 뛰어넘어 예측적 접근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래프 신경망(GNN) 및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과거 화재 데이터와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하여 화재 발생 패턴을 학습하고 위험 지역을 미리 감지하는 단계까지 진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과의 결합으로 실시간 위성, 드론, IoT 센서 데이터를 디지털 지도에 통합하여 상황을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도 구축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스마트 산불 관리 시스템은 산불 감지 센서와 AI 학습이 연계된 지능형 CCTV를 이용하여 24시간 연기나 불꽃을 자동으로 감지하며, 강원과 경북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0개소로 확대 설치되고 있습니다.
화재 사망자의 70~80%가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AI 화재 감지 기술은 생명을 구하는 소중한 도구로 안착하고 있습니다. 초기 화재 진압과 대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 기술이 더 많은 산업 현장과 생활 공간에 확산되면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