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에서 영상통화가 의무 방법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은 논리적인 설계에서 비롯됩니다. 대면 창구에서 직원이 고객의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눈으로 직접 비교하는 방식이 전통적인 실명확인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핵심, 즉 사람이 직접 두 얼굴을 비교하는 행위를 비대면 환경에서 가장 가깝게 구현하는 수단이 영상통화였습니다. 영상통화는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과 전화 연결 후 동영상 통화로 실명확인증표상 사진과 고객 얼굴의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기술이 아닌 사람의 판단이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영상통화는 다른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가집니다. 신분증 사본 제출이나 기존계좌 활용이 시스템이 검증하는 방식이라면, 영상통화는 사람이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이 차이가 영상통화 방식의 장점이자 동시에 운영상 제약의 원인이 됩니다.
영상통화를 통한 실명확인은 단순히 화상 통화를 연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금융회사 측에서는 실명확인 전담 직원이 통화를 담당하며, 정해진 확인 절차를 따릅니다.
고객은 영상통화가 가능한 환경을 갖추어야 합니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작동하는 스마트폰 또는 기기가 필요하며, 실명확인증표 원본을 통화 중에 카메라 앞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얼굴이 잘 보이는 밝은 환경에서 통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통화 품질이 낮으면 확인이 어려워 재시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직원은 고객의 얼굴과 신분증에 부착된 사진을 화면을 통해 직접 비교합니다. 신분증의 기재 정보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수준인지, 신분증이 원본처럼 보이는지도 함께 판단합니다. 판단 결과와 통화 이력은 기록으로 보존됩니다. 영상통화 방식에서 직원의 판단이 최종 확인 근거가 되기 때문에, 직원의 훈련 수준과 판단 기준의 일관성이 이 방식의 품질을 결정합니다.

영상통화 방식은 직관적이고 대면 확인과 유사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운영 측면에서 구조적인 제약을 가집니다. 영상통화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이나, 영상통화가 어려운 금융회사 비업무시간에도 편리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생겨났습니다. 이 두 가지 제약은 영상통화 방식의 본질적인 한계를 드러냅니다. 첫째는 운영 시간의 제약입니다. 담당 직원이 상시 대기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금융회사 업무 시간 외에는 처리가 어렵습니다. 고객이 저녁이나 주말에 계좌를 개설하려 할 때 영상통화 방식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둘째는 고객 접근성의 제약입니다. 스마트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고객이나 영상통화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의 고객에게 영상통화는 실질적인 장벽이 됩니다. 셋째는 처리 속도의 제약입니다. 직원 한 명이 한 번에 한 명의 고객만 처리할 수 있어 동시 신청이 몰리는 상황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집니다.
영상통화 방식의 구조적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이 영상통화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특례가 부여되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실명확인증표의 사진과 고객이 촬영한 얼굴 사진을 대조하여 거래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 중 한 가지 방법, 즉 영상통화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특례가 부여되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은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판단하기 때문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동시에 다수의 신청을 처리할 수 있으며, 고객이 영상통화에 익숙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면 확인과의 유사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비교한다는 행위 자체는 영상통화와 안면인식 기술 모두 동일합니다. 차이는 그 비교를 사람이 하느냐 시스템이 하느냐입니다. 안면인식 기술 특례가 도입되면서 영상통화 방식의 비중은 실무에서 점차 줄어드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이 영상통화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영상통화 방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안면인식 기술이 처리하기 어려운 예외 상황에서는 영상통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한 수단입니다. 안면인식 시스템에서 인식 실패가 반복되거나, 신분증 사진과 현재 얼굴의 차이가 커서 자동 대조가 어려운 경우, 또는 이상 징후가 감지되어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 영상통화를 통한 직원의 직접 확인이 대안이 됩니다. 안면인식 기술의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한 보완 수단으로서 영상통화 방식을 내부 운영 기준에 유지해두는 금융회사들도 있습니다. 비대면 실명확인에서 시스템이 모든 상황을 처리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구조이며, 이 점에서 영상통화 방식은 안면인식 기술의 대안이 아닌 보완 수단으로 기능합니다.

영상통화 방식으로 실명확인이 이루어진 경우 기록 보존과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합니다. 직원이 확인을 완료한 시점, 담당 직원 정보, 확인 결과가 기록으로 남아야 사후 분쟁에서 이행 여부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영상통화 내용 자체를 녹화하여 보존하는 경우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따른 처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직원의 판단이 최종 근거가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음에도 확인을 완료한 경우 금융회사의 주의의무 이행 여부가 사후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영상통화 방식은 자동화 시스템보다 직원의 판단 수준과 기록 관리 체계에 더 크게 의존하는 방식입니다.

영상통화 방식이 운영상 제약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접근성 측면에 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 기반 비대면 실명확인은 스마트폰 조작이 능숙해야 하고, 카메라 앞에서 일정한 동작을 수행하는 것에 익숙해야 처리가 원활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고령 고객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이 제한적인 고객에게 영상통화는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방식일 수 있습니다. 직원이 통화 과정에서 안내를 제공하고 신분증 제시 방법을 실시간으로 도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통화는 시스템이 제공하기 어려운 유연성을 가집니다. 금융 접근성의 관점에서 영상통화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고객층을 위한 안전망 역할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