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분증과 도장을 챙겨서 창구로 갈 필요 없이 핸드폰만으로도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바로 얼굴인식 eKYC 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eKYC는 'electronic Know Your Customer'의 줄임말로, 쉽게 말하면 '디지털로 고객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 직원이 직접 신분증을 확인하는 일을 이제는 기술이 대신하는 것입니다.
은행이나 금융회사는 법적으로 고객이 진짜 본인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서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행에서는 이 사람이 본인이 맞는지, 진짜 신분증을 제시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는 모든 금융회사가 지켜야 하는 고객확인의무입니다.
하지만 매번 은행에 가는 것은 매우 불편합니다. 은행 업무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여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과정은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비대면 기술의 발전으로 등장한 eKYC는 은행 방문을 대체합니다.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어디서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신분증 촬영하기
먼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합니다. 그러면 컴퓨터가 사진에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같은 정보를 자동으로 읽어냅니다. 마치 사람이 글자를 읽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컴퓨터는 신분증이 진짜인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위조 신분증은 글자 모양이나 색깔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는 이런 미세한 차이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2단계: 내 얼굴 촬영하기
다음으로는 내 얼굴을 촬영합니다. 그러면 컴퓨터가 방금 촬영한 신분증 사진과 지금 촬영한 내 얼굴을 비교해서 같은 사람인지 확인합니다. 컴퓨터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기 때문에 나이 변화나 머리 스타일 변화 정도는 충분히 인식이 가능합니다.
3단계: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기
마지막으로는 진짜 살아있는 사람인지 확인합니다. 누군가 사진을 이용해서 속이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을 깜빡여 주세요",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주세요" 같은 간단한 동작을 요청합니다. 실물 사람이 아니라 사진이라면 움직일 수 없으니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은행 앱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같은 인터넷 은행은 물론이고, KB국민은행, 신한은행 같은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 앱에서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는 은행 지점보다 모바일로 계좌를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에 가입할 때도 사용됩니다.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연결하려면 본인 확인이 필요한데, 이때 eKYC를 활용하면 매우 빠르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요즘 주식 투자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같은 증권사 앱에서는 주식 계좌를 만들 때도 eKYC를 사용합니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증권사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 10분이면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신분증을 촬영할 때는 빛이 너무 강하거나 어둡지 않은 곳에서 찍어야 합니다. 신분증에 빛이 반사되거나 그림자가 지면 컴퓨터가 글자를 읽기 어려워합니다. 얼굴을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어둡거나 밝으면 인식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어 실내 조명 아래서 정면을 바라보고 찍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신분증을 만든 지 오래되어서 지금 모습과 많이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기술은 나이 변화나 머리 스타일 변화 정도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정말 많이 달라 보인다면 인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신분증을 새로 발급받거나, 은행에 직접 방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컴퓨터가 얼굴을 제대로 구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전한 기술은 사람보다도 더 정확하게 얼굴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쌍둥이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눈과 이마 부분만으로 인식이 가능합니다. 물론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그만큼 법적으로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얼굴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말하는 '민감정보'에 해당해서 특별히 더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원본 얼굴 사진을 저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얼굴의 특징을 숫자로 변환한 데이터만 저장합니다. 마치 지문을 직접 저장하지 않고 지문의 특징점만 저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하면 원본 사진으로 복원할 수 없어서 더 안전합니다.
대부분의 서비스에서는 여러 번 재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되지 않으면 전화 상담이나 지점 방문 같은 다른 방법을 안내해줄 것입니다.
안경은 대부분 문제없이 인증이 가능합니다. 마스크의 경우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에는 마스크를 쓰고도 높은 인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쌍둥이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컴퓨터는 미세한 차이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과정에 아직 어렵게 느껴지는 사용자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은행 지점을 방문하여 기존 방법을 이용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얼굴인식 eKYC는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직접 사용해보면 매우 편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어 디지털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