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에서 촬영한 데이터는 단순 장소 정보가 아니라 여러 층의 법적 문제를 내포합니다. 사람의 얼굴이 담기면 초상권 문제, 건축물이 보이면 저작권 문제, 자동차 번호판이 노출되면 개인정보보호 문제, 문화재가 촬영되면 문화재 보호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이슈들은 각각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중첩됩니다. 예를 들어, 명건축물 앞에서 보행자를 촬영한 사진 한 장에는 초상권, 저작권, 개인정보 문제가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이러한 데이터를 여러 국가에서 수집할 때 각 국가의 법적 기준이 다르면 매우 복잡해집니다. 따라서 규제 준수는 단순한 마스킹이나 암호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법적 구조 자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 한국·일본: 공공장소에서도 초상권 인정, 개인의 명시적 동의 필요
▲ 미국·영국: 초상권 개념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 공공장소 촬영 자유
▲ 유럽: 국가마다 다르지만 개인정보보호와 초상권을 함께 고려
초상권은 나라마다 극명하게 다릅니다. 한국과 일본은 공공장소에서도 개인의 얼굴 촬영을 초상권 침해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영리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무단 촬영 후 공개하면 초상권 침해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영미권 국가들은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을 거의 자유로 봅니다. 미국의 경우 초상권 개념 자체가 없고,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은 기본적으로 보장된 권리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무제한의 자유는 아닙니다. 특정 목적이나 방식에 따라 사생활 침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유럽은 초상권과 개인정보보호를 함께 고려하므로, 초상권 침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중첩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얼굴을 마스킹하면 초상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스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마스킹 자체가 초상권 침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스킹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얼굴을 촬영하고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스킹을 하는 행위 자체가 초상권 침해의 전제입니다. 실제로 한국 판례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촬영한 사진도 개인의 동의 없이 공개·이용하면 초상권 침해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보도·뉴스·교육 목적으로 사용되면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이 이러한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불명확하므로, 마스킹 만으로는 법적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도로 촬영 데이터에 담긴 건축물이나 도시 풍경도 저작권으로 보호될 수 있습니다. 창작성이 인정되는 건축물(예: 유명한 건축가의 설계)은 저작권자의 권리가 있습니다. 건축물의 저작권자는 건물주가 아니라 건축 설계자입니다. 도로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 자체는 자유이지만, 그 사진을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건축사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저작권법 제35조는 공개된 장소에 항시 전시되는 미술저작물(건축물 포함)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이 규정도 특정 목적에서는 예외가 있습니다. 또한 건축물의 저작권 인정 여부 자체가 법원 판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기능적 구조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건축 예술로 평가받는 건축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도로 촬영 데이터에는 자동차 번호판, 위치 정보, 운전자의 행동 패턴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정보는 모두 개인정보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유럽의 GDPR에서는 자동차 번호판도 개인정보로 명시했습니다. 노르웨이 규제 당국은 번호판 정보를 제3자에게 전송한 회사에 위반 판정을 내렸습니다. 위치 데이터는 더욱 민감합니다. 도로에서 촬영한 연속적인 위치 데이터를 분석하면, 누군가의 일일 움직임, 집 위치, 직장 위치, 방문 장소 등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행동 패턴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량의 운전 행동(가속, 감속, 차선 변경 패턴)은 운전자의 특성을 드러내는 정보입니다. 따라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러한 데이터의 수집·저장·이용에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많은 법규에서 영리적 목적과 비영리적 목적을 구분합니다. 저작권법에서도 교육·뉴스·연구 목적의 비영리 이용은 허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상권도 마찬가지로 비영리적 공개는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의 목적은 애매합니다. 자동차 회사의 관점에서는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므로 비영리적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판매하여 이윤을 추구하므로 영리적입니다. 이 때문에 비영리 이용으로 주장할 수 있을지 불확실합니다. 또한 국가마다 영리적·비영리적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상업적 광고나 홍보에 사용하면 명확한 영리적 목적이지만, 기술 개발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의 영리성 여부는 법원이 판단해야 합니다.

도로 촬영 중 문화재나 특수 보호 건축물이 포함되면 추가 법적 문제 발생 가능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문화재는 특별 보호 대상이고, 촬영과 복제에 특별한 제한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역사적 건축물이나 유명한 건축물의 촬영을 제한합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야간의 이색 조명으로 비추어진 건축물의 사진 사용을 제한합니다. 저작권자가 조명 자체를 창작성 있는 저작물로 봤기 때문입니다. 또한 테러 우려로 인해 특정 시설(교량, 기차역, 공항)의 촬영을 제한하는 국가도 있습니다.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시 이러한 특수 보호 지역을 피하거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도로가 공공장소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소유권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도로나 광장은 외관상 공공장소로 보이지만 민간 소유지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 광장, 공항 라운지, 대형 빌딩 로비 등은 공중에게 개방되어 있어도 사유지입니다. 이러한 지역에서의 촬영은 사유지 소유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자율주행 차량이 이러한 지역을 주행할 때 촬영하면, 소유자의 동의 없이 사유지 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공공장소와 사유지의 경계가 불명확합니다. 따라서 촬영 전에 해당 지역의 소유권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공공장소라고 해서 무제한 촬영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생활 기대권이 있는 장소(욕실, 탈의실, 침실 등)는 촬영이 엄격히 제한됩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사실상 사생활이 필요한 다른 장소도 보호합니다. 예를 들어, 주택 창문을 통해 실내가 보이면 촬영하면 안 된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의 카메라가 주택 창문으로 실내를 촬영하면, 사생활 침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건물(정부청사, 군사시설)은 촬영 금지 구역입니다. 이러한 지역에서의 촬영은 국가안보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전에 촬영 금지 구역과 사생활 기대권 지역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저작권, 개인정보보호, 초상권은 모두 국제 조약의 대상입니다. 베른 협약, TRIPS 협약, GDPR 등이 있지만, 각 국가의 입법은 이러한 조약의 최소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GDPR은 개인정보보호의 최소 기준이지만, 각 유럽 국가는 추가적인 개인정보 보호 법규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초상권은 국제 조약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서, 국가마다 극히 다르게 입법됩니다. 한국과 일본은 초상권을 강하게 보호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초상권을 거의 보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글로벌 데이터 수집을 어렵게 만듭니다. 따라서 기업은 각 국가의 법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규제 당국은 개인정보 수집에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경향입니다. 하지만 도로에서 촬영할 때 모든 탑승자의 동의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한 초상권도 동의 기반 모델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도로의 무작위 보행자 모두에게 동의를 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일부 규제 당국은 동의 기반에서 사후 통제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 모델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한 후에도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 이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이 전환도 진행 중이고 국가마다 입장이 다릅니다. 따라서 기업은 사전 동의와 사후 통제의 혼합 모델을 준비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