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후 최초 5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시간이 지나면 전소 단계에 진입하여 피해가 2~3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CCTV가 화재를 10초 이내에 감지하는 안전 관리자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CCTV는 연기나 불꽃의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기존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화재 감지를 가능하게 합니다.
전기차 화재의 경우 일반 차량과 달리 배터리 열폭주라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18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전국적으로 전기차 화재 건수는 187건에 이르며, 서울에서만 16건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880대의 차량이 피해를 입고 2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은 CCTV 연기 감지 기술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기차 화재 예방에서 CCTV 연기 감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열화상 카메라의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 화재 예방 조치로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각종 설비 보급이 꼽힙니다. 하지만 불꽃으로 열폭주가 발생하는 단계가 되면 이미 배터리팩을 넘어 차량 외부로 화재가 번져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의 경우 고가에다 실질적으로 차량 외부에서 온도가 크게 올라가지 않으면 카메라를 통한 전기차 화재 인지가 크게 늦어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전기차 화재를 초기에 인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는 연기입니다. 열 감지보다는 연기 감지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선제적 조치를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열폭주 이전에 오프가스(연기)를 발생시키는 특성이 있어, 조기에 연기를 감지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 유효하다"며 "열화상 카메라는 연기감지보다 감지 속도가 늦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 큰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5년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 인프라 안전시설 지원 사업'을 추진하며, 기존 CCTV를 활용한 화재 조기 감지 시스템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사업은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 공동주거시설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설치 비용의 50%를 지원하며, 주차면 수에 따라 최소 417만 원에서 최대 1,667만 원까지 차등 지원됩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능형 CCTV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지자체 CCTV의 관제를 AI 기반 지능형 관제체계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국내 정보보안 제품 및 물리보안 제품(지능형 CCTV, 생체인식체계)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보산업지원센터를 고도화했습니다.
CCTV 기반 화재 조기 감지 시스템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화재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입니다. 영상 분석 알고리즘은 비디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연기 및 화염을 감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YOLO(You Only Look Once) 알고리즘과 같은 딥러닝 기술이 활용되어 이미지를 일정한 영역으로 나누고 영역마다 화재 객체가 있을 확률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불꽃의 경우 색상 스펙트럼과 깜빡이는 패턴을 분석합니다. 진짜 화재의 불꽃은 특정한 주파수로 깜빡이는 특성이 있어 AI가 다른 광원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의 상승 패턴과 확산 속도도 AI가 학습한 중요한 판별 기준입니다.
LG유플러스의 AI 화재감지 솔루션은 엣지 기반 AI 영상 분석 엔진과 열화상 카메라가 더해져, 불꽃과 연기를 먼저 감지하고, 객체 플리커링 판별 기술을 통해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선에스티가 개발한 지능형 화재감지기의 경우 발화 10초 이내에 화재를 인식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국내 주요 소방 안전 연구기관이 슈퍼브에이아이와 협력하여 구축한 AI 기반 화재 감지 시스템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기존 시스템 대비 감지 시간이 65% 단축되었으며, 오경보율도 80% 감소했습니다. 특히 배터리 열 폭주의 초기 징후를 포착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알체라의 전기차 화재 조기감지 솔루션 FireScout은 기존 CCTV에 AI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한 형태로, 화재의 초기 징후인 연기 발생 단계부터 빠르게 감지해 실시간 알림을 제공합니다. 기존 열화상 기반 장비가 '열'이 발생한 이후에야 화재를 포착하는 것과 달리, FireScout은 연기나 오프가스와 같은 조기 신호를 감지함으로써 '불이 나기 전' 선제 대응이 가능합니다.
에스원은 AI 기반 다계층 화재 감시 시스템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은 '감시-분석-경고-대응' 과정을 통합적으로 수행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위험 발생 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AI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SVMS(Smart Video Management System)'는 에스원이 자체 개발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연기·불꽃 등 다양한 화재 징후를 실시간으로 분석합니다.
웹게이트는 전라남도 여수시 공영주차장 중 전기차충전소가 설치된 동여수권 16개소, 서여수권 12개소에 CCTV 일체형 불꽃감지 카메라를 적용한 '전기차 화재감지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웹게이트의 불꽃감지 카메라는 불꽃 고유의 파장을 감지하는 센서감지 방식으로 영상분석, AI 분석, 연기감지기 등이 감지하지 못하는 폭발과 순간적인 발화 상황에서도 화재를 검출할 수 있습니다.
KT텔레캅의 전기차 충전 열화상 감시 서비스는 듀얼 렌즈 AI 열화상 CCTV로 온도와 연기를 동시에 감지합니다. 이벤트 발생시 관제센터로 신호가 전송되어 365일 24시간 관제센터에서 영상을 확인하고 실제 상황시 유관기관(119, 112) 공조 및 고객사 통보가 이뤄집니다.
CCTV 연기 감지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하주차장, 산, 공장, 산업단지 등 화재 발생 위험이 있는 환경이면 어디든 감지할 수 있습니다. 기존 CCTV 등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한대당 1천만 원에 가까운 열화상 카메라 설치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존 CCTV 인프라 및 비상 대응 시스템, 건물 관리 시스템과도 통합이 완료되어 다중 위치 모니터링을 위한 맞춤형 대시보드가 제공됩니다. 기존 인프라와의 원활한 통합으로 운영 관리가 용이해졌으며, 오경보 감소로 인한 불필요한 대응 비용이 줄었고, 조기 감지 능력 향상으로 잠재적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EV 화재 예방을 위한 CCTV 연기 감지 기술은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AI 기술의 고도화로 더욱 정교한 감지가 가능해질 전망이며, AI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통해 화재의 징후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화재 예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며 CCTV 기반 화재 조기 감지 기술은 빠른 속도로 화재를 감지하여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