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을 위해 설계사를 여러 번 만나야 했던 시절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촬영하고 얼굴을 인증하는 것만으로 보험 계약이 완료되는 eKYC 프로세스가 보험사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먼저 검증된 기술이 보험업계로 넘어오면서 비대면 가입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eKYC는 전자적 고객신원확인을 의미합니다. 실물 신분증을 직접 확인하던 방식을 온라인으로 옮겨와 신분증과 실시간 얼굴 사진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입니다. 보험사가 비대면 계약 시 활용하는 eKYC 프로세스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신분증 촬영입니다. 고객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촬영하면 OCR 기술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주소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합니다. 두 번째는 신분증 진위확인입니다. 주민등록증은 정부24와 운전면허증은 경찰청에 연계하여 신분증에 기재된 정보가 실제 발급된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세 번째는 얼굴 인증입니다. 고객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면 AI 기술이 신분증 사진과 비교하여 본인 여부를 판단합니다. 네 번째는 실물 확인입니다. AI 신경망이 사진이나 동영상이 아닌 실제 얼굴인지를 판별하고 신분증도 종이 인쇄본이 아닌 플라스틱 실물인지 확인합니다.
금융위원회는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해 보험에 가입하는 사기를 막기 위해 비대면 실명확인 시 얼굴 인식을 통한 인증 절차를 추가 도입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본인확인 업무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eKYC가 운영비용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고객들도 간편한 가입 절차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보험사 매장을 방문하거나 설계사를 여러 번 만나지 않아도 집에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가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온라인 채널의 계약유지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KYC 기술은 원래 금융권에서 먼저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비대면 계좌 개설에 신분증 촬영 방식의 본인확인을 도입했으며 케이뱅크도 신분증 OCR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금융결제원이 주관한 신분증 안면인식 공동시스템 구축 사업이 진행되어 KB국민은행과 전북은행을 포함한 여러 금융사가 안면인식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쌓인 경험과 기술이 보험업계로 확대되면서 보험사들도 eKYC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비대면 계약에 적용하는 eKYC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객 정보 입력 고객이 보험사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 접속하여 가입하려는 보험 상품을 선택하고 기본 정보를 입력합니다.
▷ 신분증 촬영 및 OCR 인식 스마트폰 카메라로 신분증을 촬영하면 OCR 기술이 텍스트를 자동으로 읽어 입력 양식에 채워줍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의 CLOVA eKYC나 컴트루테크놀로지의 aiSee OCR 그리고 유스비의 신분증 인증 솔루션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이 활용됩니다.
▷ 신분증 진위확인 추출된 신분증 정보를 정부24나 경찰청 등 공공기관 시스템과 연계하여 실제 발급된 신분증인지 확인합니다.
▷ 얼굴 인증 및 실물 확인 고객이 실시간으로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신분증 사진과 비교합니다. 동시에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실제 얼굴인지 판별하는 Liveness Check 기능이 작동합니다.
▷ 최종 승인 및 계약 체결 모든 인증 단계를 통과하면 보험 계약이 체결되고 전자 보험증권이 발급됩니다.
국내 여러 기업들이 보험사를 위한 eKYC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체라는 저축은행중앙회와 증권사 그리고 카드사 등 금융권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안면인식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컴트루테크놀로지는 KB국민은행의 AI 기반 신분증 진위확인 판별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eKYC aiDee라는 비대면 본인확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스비는 신분증 인증과 얼굴 인증 그리고 계좌 인증 등 다양한 인증 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하며 금융 보안 규격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은 CLOVA eKYC를 통해 신분증 및 사업자등록증의 진위검증과 고객 인증을 전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도 CLOVA eKYC 시스템을 도입하여 신분증 인식 오류를 개선했습니다.
eKYC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입니다. 신분증 이미지와 얼굴 정보를 다루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가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eKYC 시스템은 인증 완료 후 신분증 이미지를 즉시 삭제하거나 암호화하여 저장합니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부정 시도를 막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얼굴 정보를 수집하는 Liveness Check 기능이 적용됩니다. 신분증 사본 판별 기술도 함께 사용되어 종이 인쇄본이나 디스플레이 촬영본 등을 자동으로 걸러냅니다.
금융 보안 규격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금융보안원에서 제정한 금융 보안 규격을 따르는 솔루션을 사용하면 보험사는 법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도 안전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eKYC 프로세스 도입으로 고객들의 보험 가입 경험이 크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설계사를 여러 번 만나 상담하고 서류를 작성해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집에서 모든 절차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KB라이프는 사전심사 시스템 'K-Manager'를 도입하여 고객이 청약서를 발행하기 전에 가입 가능 여부와 심사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자동 심사 비율을 기존보다 크게 높여 가입 심사 소요시간을 단축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기 시간이 줄어들고 언제 어디서나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인력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관리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eKYC 기술이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합니다. 조명 환경에 따라 신분증 인식률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한 접근성 개선도 필요합니다.
다양한 보험 상품에 eKYC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각 상품의 특성에 맞는 인증 절차를 설계해야 합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상품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프로세스보다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탈중앙화 신원 인증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신원 정보를 직접 관리하고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보험사 비대면 계약 가입용 eKYC 프로세스는 금융권에서 보험업계로 확대되면서 고객들은 더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험사들은 eKYC 기술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면서도 본인확인 절차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더 많은 고객들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