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국내 증권사에서 개설된 신규 계좌 중 대다수가 비대면으로 이뤄졌습니다. 고객들이 더 이상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성 뒤에는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해 계좌를 개설하고 금융서비스에 가입하는 사기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피해는 감소했지만, 선불업의 간편송금을 악용한 새로운 유형의 금융 범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대포통장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다양한 사기 수법으로 대포통장을 수집하여 활용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과거 사기 범죄자들은 저가에 구매한 대포통장을 수백 개씩 보유하면서 선입금 사기를 몇 번 치고 바로 통장을 버리는 식으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이 개설 방어 같은 대책을 내놓으면서 합당한 사유가 없으면 예금 계좌 개설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로 인해 대포통장의 가격이 크게 폭등했고, 소액 사기로 연명하던 사기꾼들은 예금 계좌에서 돈을 빼내기도 전에 계좌가 정지당하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 '삼자 사기'입니다. 사기꾼이 자신의 계좌를 사용하지 않고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끼어들어 돈이나 물건을 가로채는 방식입니다. 이는 사기꾼이 대포통장 없이도 사기를 칠 수 있는 방법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eKYC(electronic Know Your Customer) 기술입니다. eKYC는 전자적 고객신원확인을 의미하며, 실물 신분증을 직접 확인하던 방식을 온라인으로 옮겨와 신분증과 실시간 얼굴 사진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입니다.
AI 기반 eKYC 시스템은 인공지능과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의 신원을 전자적으로 확인하는 솔루션으로, 복잡했던 본인확인 절차를 1분 이내로 단축시키면서 동시에 기존보다 훨씬 높은 보안성을 제공합니다.
2024년 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금융결제원의 신분증 안면인식 공동시스템은 금융권 eKYC 도입을 더욱 활성화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최신 eKYC 시스템의 핵심은 OCR(광학문자인식) 기술과 얼굴인식 기술의 조합입니다. 이미지 파일에서 텍스트를 인식하고 추출하는 OCR 기술은 높은 인식 정확도를 자랑하며, 다양한 신분증 형태와 촬영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합니다.
얼굴 인식 기술은 사용자의 여권 사진과 실시간 셀피 이미지를 비교하여 신원을 확인하며, 최신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정확한 매칭을 수행합니다. 전 세계 다수 국가의 신분증을 지원하는 글로벌 커버리지와 함께 높은 인식 정확도를 제공합니다.
특히 모바일 NFC 인증 기술을 통해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칩이 있는 문서의 데이터를 읽고 검증할 수 있어 칩이 있는 여권, 개인 신분증, 금융 카드 등에 대해 세관 수준의 보안 표준을 충족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선불업자와 PG사는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제도(KYC) 솔루션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이는 규제 준수를 넘어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등으로 신원확인 의무가 확대되면서 eKYC 수요가 더욱 상승했습니다. 2021년 9월부터 대한민국의 암호화폐 서비스 사업자는 강화된 KYC/AML 규제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문 솔루션 도입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이 eKYC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간편결제 시장의 대표 기업들은 회원 수가 많고 동명이인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특성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간편 인증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면서 eKYC 솔루션 도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 중이던 시스템의 인식률이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신분증 인증과 안면 인식 인증 서비스를 함께 도입하면서 인식률은 물론 인증 속도까지 개선하고 있습니다.
2025년 들어 AI 기술을 악용한 새로운 형태의 사기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AI 도구를 활용한 암호화폐 사기 거래의 비중이 2021년 이후 급증했으며, 사기 예치 주소의 상당 부분이 AI 지원 계획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딥페이크 기술이 실시간 비디오 통화에서도 가짜 얼굴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기꾼이 화상회의에서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외 한 사례에서는 범죄자들이 AI 얼굴 변경을 사용해 회사의 CFO와 동료를 가장하여 직원에게 사기꾼에게 대규모 자금을 송금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최신 eKYC 시스템들은 딥페이크 탐지 기술과 생체인식 기술을 강화하여 AI 기반 사기를 차단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의 당근페이와 같은 간편송금 서비스들도 사기 방지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채팅방에 마련된 송금 기능으로만 이용할 수 있어 가짜 결제 페이지를 통한 어뷰징과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이용자의 은행 계좌를 등록하여 이용하며 구매자는 따로 은행이나 송금 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채팅에서 실시간으로 송금할 수 있고, 판매자는 채팅 화면에서 송금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피해금 환급 절차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피해금을 송금한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 또는 사기이용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입금내역 등을 확인한 후 해당 계좌에 대하여 지급정지를 실시합니다.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의 이의제기 없이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해당 계좌의 채권이 소멸되며, 금융감독원은 채권소멸일로부터 정해진 기간 이내에 환급금액을 결정하여 피해자에게 환급됩니다.
eKYC 솔루션 선택 시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도와 속도: 안면 인증 시 사용자 촬영 환경, 인종, 얼굴 각도 등 다양한 변수에서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입니다.
보안 규격 준수: 금융, 의료 서비스처럼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하는 산업에서는 금융보안원의 '금융 보안 규격' 준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통합 솔루션: 신분증 인증, 얼굴 인증, 계좌 인증 등 다양한 인증 방식을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제공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기술 안정성: eKYC 솔루션 제공사가 원천 기술을 갖추고 있고,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송금 사기와 대포 계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AI 기반 eKYC 기술이 이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OCR과 얼굴인식 기술을 결합한 전자신원확인 시스템이 높은 정확도로 본인확인을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의무화된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동시에 금융 시스템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