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분증을 이용한 금융사기가 더욱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으로는 실제 발급된 신분증인지 확인할 수 있지만 고객이 제출한 것이 실물인지 사본인지는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허점을 노린 범죄자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이나 채용 플랫폼을 통해 수집한 신분증 사본으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신분증 사본 판별 AI 기술은 인공지능 신경망이 신분증 이미지를 분석하여 실물과 사본을 구별하는 기술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읽는 수준을 넘어서 물리적 특성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분증 OCR, 진위확인, 사본 판별을 혼동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각각의 역할과 한계는 명확히 다릅니다.
▲ 신분증 인증 3단계 프로세스
OCR은 신분증에 적힌 이름,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의 텍스트를 읽어내는 기술입니다. 진위확인은 OCR로 추출한 정보를 행정안전부나 경찰청 등 발급기관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여 실제 발급된 신분증인지 확인합니다. 하지만 이 두 과정만으로는 타인의 신분증 사본을 이용한 도용을 막을 수 없습니다.
신분증 사본 판별 기술의 핵심은 물리적 특성 분석입니다. 가장 중요한 분석 포인트는 질감과 빛 반사입니다. 플라스틱 재질의 실물 신분증과 종이에 인쇄된 사본은 빛을 반사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AI는 수천만 개의 학습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차이까지 포착할 수 있습니다.
홀로그램 패턴 분석도 강력한 무기입니다. 신분증에 부착된 홀로그램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특성이 있지만 사본에서는 관찰할 수 없습니다. AI는 홀로그램의 존재 여부와 패턴을 정밀 분석하여 실물 여부를 판단합니다.
컴트루테크놀로지의 AI 신경망이 신분증 이미지의 질감, 빛, 홀로그램 등을 분석해 사본 신분증 여부를 판단합니다. 고화질 인쇄본, 디스플레이 촬영본, 신분증 캡처본 등 다양한 사본 케이스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금융기관 중에서 신분증 사본 판별 AI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KB국민은행입니다. 2022년 제1금융권 최초로 신분증 사본 판별 솔루션을 도입하며 업계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KB국민은행은 도입 과정에서 PoC(개념증명)를 시행했습니다. 여러 기업의 솔루션을 놓고 신분증 사본 판별 정확도와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AI 전문기업 컴트루테크놀로지의 'aiSee' 솔루션이 선택되었습니다.
2024년 7월에는 서비스 범위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기존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에서 외국인등록증과 여권까지 포함한 신분증 4종으로 확대한 것입니다. 2023년 4월에 발행된 신형 외국인등록증까지 판별할 수 있어 완전한 신분증 사본 판별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신분증 이미지의 원본 촬영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2024년 9월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간 1만 9,000건, 일평균 200건 이상의 신분증 사본 및 부정 제출을 탐지했습니다.
원본이 아닌 신분증을 촬영하면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한 특유의 패턴이 발견됩니다. 이에 착안해 카카오뱅크 인식기술팀은 신분증 사본 촬영 여부를 탐지하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탐지 기술을 기반으로 신분증 제출자의 거래 이력, 진위확인 상태 등에 따른 부정사용 가능성을 계산해 고위험 신분증을 우선적으로 검수하는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이미 국민·기업·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은 신분증 사본촬영 탐지 시스템을 별도 개발해 적용 중입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비대면 실명확인 과정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은 신분증을 촬영할 때 신분증 사본과 위·변조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연내에 재구축해 실제 업무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현재 은행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은 사진위조는 탐지할 수 있지만 사본촬영은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 시스템들이 고도화되지 않아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실정입니다.
코빗은 신분증 사본·위조 판별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2025년 3월 발표했습니다. 신분증 사본·위조 판별 솔루션은 종이 사본, 스마트폰 또는 PC로 촬영된 이미지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신분증 위·변조 여부를 판별합니다. 이를 통해 실제 신분증이 아닌 사본 및 위조 신분증을 이용한 부정 가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 신분증 사본 판별 기술의 주요 분석 요소
신분증 도용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은 '원본이 아닌 사본 이미지'를 통해 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대면 상황에서도 고객이 '실물 신분증'을 통해 접근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비대면 대출 사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얼굴 판별 신경망을 활용하여 인쇄된 사진이나 디지털 기기 화면 속 얼굴을 실제 얼굴로 인식하지 않는 Liveness Check 기능과 함께, 신분증 두께 확인 신경망을 통해 종이에 인쇄된 신분증 사진을 이용한 부정 사용을 방지하는 기술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신분증 사본 판별 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를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정확도와 속도가 핵심입니다. 사용자의 다양한 촬영 환경에서도 정확하게 사본을 구별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다양한 신분증 종류 지원도 중요합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뿐만 아니라 외국인등록증, 여권까지 포함한 신분증 4종을 모두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편의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OCR과 진위확인 API와 함께 연동하여 한 번의 과정으로 완전한 신분증 인증이 가능한 통합 솔루션이 효율적입니다.
앞으로 신분증 사본 판별 기술은 AI 학습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미세한 차이까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고 새로운 위조 기법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본 판별뿐 아니라 종합적인 위험도 평가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신분증 제출자의 거래 이력, 행동 패턴, 기기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부정 사용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