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융정보법 시행을 기점으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전면적인 고객확인제도(KYC) 정비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 고객확인(eKYC) 시스템 구축은 규제 준수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eKYC(electronic Know Your Customer)는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대면 확인 방식과 달리 신분증 OCR 기술, 얼굴 인식, 1원 인증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 신원확인 프로세스를 자동화합니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 eKYC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규제 준수 관점에서 특정금융정보법과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충족해야 합니다. 또한 24시간 운영되는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상 실시간 고객 확인과 신속한 계좌 개설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익명성이 높은 가상자산 거래 특성상 사기와 불법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보안 체계가 요구됩니다.
1. 업비트의 체계적 준비와 안정적 운영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2021년 10월 KYC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들은 KYC 시스템 개통 당일 시스템 장애 문제를 겪었습니다. 2021년 10월 20일부터 KYC를 실시한 코빗은 시행 첫날 오후 12시 30분쯤부터 긴급 서비스 점검에 돌입했으며, 20시간 이상 걸린 점검 이후에도 간헐적인 로그인 장애 문제가 이어졌습니다. KYC 처리에 많은 트래픽이 몰리면서 거래 서버가 장애를 일으키는 등 전반적인 서비스 상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어 11월 25일부터 KYC를 실시한 코인원도 계좌인증 요청이 처리되지 않는 등 문제를 겪으면서 4시간여 동안 운영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계좌 인증 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으면 가상자산 거래도 할 수 없었습니다. 4개 가상자산거래소가 모두 KYC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업비트는 별다른 차질을 겪지 않아 주목받았습니다.
업비트가 다른 거래소 대비 안정적인 KYC 도입을 성공시킨 배경에는 사전 준비와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있었습니다. 이미 검증된 금융 시스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테스트와 서버 용량 확보를 통해 대량 트래픽에 대비했습니다.
2. 빗썸과 코인원의 도전과 개선
빗썸은 2021년 12월 KYC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초기 서버 안정성 문제를 겪었습니다.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4개 가상자산거래소가 모두 KYC를 도입했지만 일시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정상적인 처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가장 늦게 KYC를 실시한 빗썸의 경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본인확인 페이지가 하루종일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업비트와 빗썸은 2024년 하반기부터 강화된 KYC 절차를 도입해 고객 신원확인 과정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현재는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 수준을 크게 향상시킨 상태입니다.
코인원 역시 초기 도입 과정에서 시스템 과부하 문제를 경험했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eKY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인원은 트래블 룰 준수를 위한 CODE 시스템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거래소 간 고객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eKYC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구성됩니다.
1. 신분증 인증 기술
2. 얼굴 인식 기술
3. 계좌 인증
4. 다단계 인증 체계
eKYC 시스템 도입으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고객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운영 데이터에 따르면 디지털 KYC 도입 후 고객 신원확인 시간이 평균 65% 단축되었고, 규제 위반 위험도는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에 며칠이 소요되던 계좌 개설 과정이 실시간으로 처리되면서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의 간편한 인증 절차는 젊은 층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eKYC 시스템 도입으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자금세탁방지와 불법 거래 차단 능력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AI 기반 실시간 위험도 평가와 의심 거래 탐지 시스템을 통해 기존 대비 정확도와 효율성이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과 국내 특정금융정보법 요구사항을 체계적으로 충족함으로써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했습니다.
정확성과 속도: 신분증 OCR 인식률 99% 이상 확보와 1초 이내 텍스트 추출 속도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환경과 조명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인식 성능이 중요합니다.
보안 표준 준수: 금융보안원의 금융 보안 규격을 충족하고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시스템 확장성: 대량 트래픽 처리 능력과 시스템 확장성을 확보하여 서비스 중단 없는 운영이 가능해야 합니다.
통합 솔루션 도입: 신분증 인증, 얼굴 인증, 계좌 인증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 선택이 효율적입니다.
실시간 모니터링: 인증 과정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고객 지원 체계: eKYC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문의와 오류에 대한 신속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eKYC 시스템 구축 사례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서 보안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초기 도입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는 다른 금융 분야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