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자금세탁방지 의무는 아직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2026년 9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비금융업종 단계적 의무 부과 계획에 세무사가 포함된 단계입니다. 지금 세무사 사무소는 특정금융정보법상 고객확인이나 의심거래 보고 의무를 지지 않으며, 의무가 생기려면 법 개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글은 세무사와 사무소 실무자가 우리도 대상이 되는지, 어떤 업무가 해당될 수 있는지, 지금 무엇을 준비하면 되는지 정리합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중개업, 귀금속 판매업,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5개 업종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단계적으로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업종별 적용 시점과 대상 업무 범위는 법 개정 과정에서 정해지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습니다. 2028년 3월 시작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상호평가를 앞두고 나온 계획이라, 평가 전에 제도를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FATF 권고 원문에는 세무사가 따로 적혀 있지 않고, 회계사와 법률 전문가가 대상으로 적혀 있습니다. 다만 유럽연합처럼 세무 자문가를 자금세탁방지 의무 대상에 명시한 나라도 있고, 국내 세무사는 고객의 재무 정보를 가까이에서 다루며 법인 설립이나 자산 이전 과정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국내 계획은 세무사를 회계사와 함께 대상에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FATF는 회계사와 법률 전문가가 고객을 위해 아래 다섯 가지 업무를 준비하거나 실행할 때 고객확인과 기록 보관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세무사의 대상 업무도 이 기준을 참고해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무사의 주된 업무인 기장과 신고 대리는 FATF 목록에 없어, 대부분의 사무소는 대상 업무가 일부에 그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인 설립 지원이나 사업 양수도 실행까지 맡는 사무소라면 그 업무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상속이나 증여로 자산을 옮기는 과정에서 고객 대신 계좌 이체나 부동산 이전을 직접 처리한다면 그 업무도 대상에 들어갈 수 있어 함께 점검합니다.
대상 업무를 맡게 되면 첫 단계는 고객이 본인이 맞는지 신분증으로 확인하는 일입니다. 세무사 사무소는 고객이 직접 오지 않고 서류만 보내거나 온라인으로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 대면과 비대면 확인 방법을 함께 정해 두어야 합니다.
고객이 사무소에 오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같은 신분증 실물을 확인하고 사진과 얼굴을 대조합니다. 확인한 날짜와 신분증 종류, 확인한 직원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신분증 사본을 받아 둘 때는 필요한 범위만 보관하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처럼 꼭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가려서 보관하는 방식도 검토합니다.

고객이 신분증 사진을 보내는 방식은 위조나 다른 사람 신분증을 걸러내기 어렵습니다. 촬영한 신분증의 진위와 사본 여부를 확인하고, 신분증 사진과 고객 얼굴이 같은 사람인지 대조하는 단계를 거쳐야 본인 확인이 됩니다. 메신저나 메일로 받은 신분증 사진은 언제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없어 확인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알체라 eKYC는 고객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신분증을 OCR로 읽고 진위확인과 사본판별을 거친 뒤, 신분증 사진과 고객 얼굴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합니다. 사본판별은 99% 수준으로 화면이나 출력물 재촬영을 걸러내, 사무소 방문 없이도 일관된 기준으로 고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인 고객은 알체라 eKYB로 사업자 진위와 휴·폐업 여부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개인 고객과 법인 고객 확인을 같은 흐름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신원 확인 다음으로는 법인 고객의 실제 주인과 거래 자금의 출처를 확인합니다. 개인사업자 고객이 많은 세무사 사무소라도 법인 설립이나 사업 양수도 업무에서는 이 단계가 필요합니다.
법인 고객은 사업자등록이 유효한지, 대표자가 본인인지 확인하고, 지분 구조를 따라가 법인을 실제로 지배하는 개인인 실소유자를 파악합니다. 세무사는 기장과 세무조정 과정에서 주주 현황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미 가진 자료를 출발점으로 쓸 수 있습니다. 주주 가운데 다른 법인이나 해외 법인이 있으면 그 법인의 주주까지 따라 올라가 최종 개인을 찾아야 합니다.

법인 설립 자본금이나 사업 양수 대금이 어디서 왔는지, 고객의 소득이나 사업 규모와 맞는지 확인합니다. 설명이 부족하면 근거 자료를 받고 그 내용을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가 큰 금액의 법인 자본금을 내려 한다면 자금이 어디서 왔는지, 다른 사람의 돈은 아닌지 확인합니다.
확인 결과와 근거 서류를 고객 기록과 함께 보관합니다. FATF는 이런 기록을 최소 5년 보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무 서류 보관 기간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므로, 고객별로 하나의 기준을 정해 함께 관리하면 편합니다. 열람 권한은 담당 세무사와 지정된 직원으로 제한합니다.
세무사법은 세무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소득과 재산 정보를 가장 자세히 아는 직업인 만큼, 보고 의무와의 관계는 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부분입니다. FATF도 직무상 비밀유지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얻은 정보는 의심거래 보고 의무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어떤 정보를 보고 대상으로 볼지가 국내 기준을 만들 때의 쟁점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세무 신고나 자문 과정에서 들은 내용은 보호 대상으로, 고객을 대신해 돈을 옮기는 거래 정보는 보고 대상으로 나누는 방식이 해외에서 많이 쓰입니다.
FATF 기준은 의심거래 보고를 했거나 하려는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지 못하게 합니다. 고객과 가까운 관계인 경우가 많은 세무사 사무소에서는 직원이 무심코 설명하지 않도록 교육이 필요합니다.
FATF는 전문직이 의심거래를 정부 기관에 직접 보고하지 않고 소속 단체를 거쳐 보고하는 방식도 허용합니다. 국내에서 세무사회를 거치는 방식을 택할지는 앞으로 정해질 부분입니다. 어느 쪽이든 사무소 안에서 보고 여부를 판단할 담당자는 정해 두어야 합니다.

대상 업무가 거의 없는 사무소라면 1번 점검만으로 준비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대상 업무가 있는 사무소는 2번과 3번 확인 방법을 먼저 정하고, 기존 고객부터 차례로 적용해 보는 순서가 부담이 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