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권한 관리는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통제하는 일입니다. 얼굴 인증 승인은 이 범위 안에서도 위험이 큰 작업을 실행하기 직전에, 권한을 가진 사람이 직접 얼굴로 확인해야 작업이 진행되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모든 작업에 얼굴 인증을 요구하면 에이전트를 쓰는 의미가 사라지므로, 조회나 초안 작성처럼 위험이 낮은 작업은 자동으로 처리하고 결제, 이체, 권한 변경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에만 얼굴 인증 승인을 겁니다. 구매 대행, 정산, 고객 응대, 인프라 운영처럼 에이전트가 실제 시스템에 손을 대는 업무가 늘어날수록 어떤 작업에 승인을 걸지 정하는 일이 권한 관리의 핵심이 됩니다.

많은 에이전트 서비스가 위험한 작업 앞에서 승인 버튼을 띄웁니다. 하지만 버튼 승인은 계정에 로그인한 사람이면 누구나 누를 수 있습니다. 계정이 탈취되었거나, 동료가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사람이 화면을 쓰고 있다면 승인 버튼은 아무것도 막지 못합니다. 문자 인증번호나 OTP도 휴대폰과 함께 탈취되거나 코드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 본인이 아니어도 입력할 수 있습니다. 얼굴 매칭과 라이브니스로 승인하면, 권한을 가진 바로 그 사람이 지금 카메라 앞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작업이 실행됩니다. 에이전트의 권한 구조와 최소 권한 원칙은 AI 에이전트 권한 관리 글에서 다뤘고, 이 글은 어떤 작업에 어떤 승인을 걸지 설계하는 방법에 집중합니다.
승인 설계의 출발점은 에이전트가 하는 작업을 위험도별로 나누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세 등급으로 단순하게 시작하는 것이 운영하기 쉽습니다. 등급을 너무 잘게 나누면 담당자마다 판단이 달라지고, 너무 단순하면 위험한 작업이 중간 등급에 섞이기 쉽습니다.

같은 결제라도 금액과 상대에 따라 위험이 다릅니다. 작업마다 아래 네 가지를 보고 등급을 정하면 담당자가 바뀌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첫째, 실행한 뒤 되돌릴 수 있는가. 둘째, 금액이나 데이터 양이 정한 기준을 넘는가. 셋째, 결과가 회사 밖으로 나가는가. 넷째, 다른 사람이나 다른 에이전트의 권한에 영향을 주는가. 하나라도 해당하면 높음으로 올리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구매 업무를 맡은 에이전트라면 견적 비교와 주문서 초안은 낮음, 이미 계약된 거래처에 한도 안에서 주문하는 일은 중간, 새 거래처에 처음 대금을 보내거나 한도를 넘는 주문은 높음으로 둘 수 있습니다. 등급표는 작업 종류마다 한 줄씩 만들고, 새로운 작업이 생기면 위 네 가지 기준으로 등급을 매긴 뒤 표에 추가합니다. 등급이 정해지지 않은 작업은 일단 높음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고위험 작업의 승인 단계에서 얼굴 인증을 활용하려면 카메라 앞의 얼굴이 실제로 승인 권한을 가진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알체라 eKYC는 촬영된 얼굴에서 사진이나 화면을 이용한 위변조 여부를 먼저 판별하고, 신분증 사진과의 매칭을 통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합니다.

고위험 작업 하나가 승인되어 실행되기까지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얼굴 인증으로 받은 승인은 해당 작업 한 건에만 쓰고, 짧은 시간 안에 만료되도록 합니다. 한 번 승인한 뒤 일정 시간 동안 모든 작업을 통과시키면, 그 사이 에이전트가 승인받지 않은 다른 작업을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승인 화면에 보여 준 금액이나 대상이 실행 직전에 바뀌면 승인은 무효로 하고 다시 요청합니다.
얼굴이 일치하지 않거나 라이브니스를 통과하지 못하면 작업을 실행하지 않고 승인자에게 실패 사실을 알립니다. 조명이나 카메라 문제로 실패할 수 있으니 촬영 안내와 함께 정해진 횟수만큼 다시 시도하게 하고, 횟수를 넘기면 해당 에이전트의 높음 등급 작업을 잠시 막은 뒤 관리자가 확인하도록 합니다.
기본은 에이전트에게 권한을 맡긴 본인이 승인하는 것입니다. 다만 작업의 영향이 클수록 승인자를 늘립니다.

승인자 본인이 요청한 작업을 같은 사람이 다시 승인하는 구조는 이중 승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승인자로 지정하는 사람은 지정할 때 신분증과 얼굴로 본인 확인을 먼저 마쳐야, 이후 승인 때 비교할 얼굴이 믿을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퇴사나 부서 이동으로 승인자가 바뀌면 기존 승인자의 얼굴 등록과 승인 권한을 바로 해제합니다.
승인 기록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언제, 무엇을 승인했는지 바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 항목을 빠짐없이 남깁니다.
승인된 건만이 아니라 거절과 실패도 함께 남겨야 합니다. 같은 에이전트의 요청이 반복해서 거절되거나 얼굴 확인에 계속 실패하면, 계정 탈취나 에이전트 오작동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인 기록에는 얼굴 사진 원본이 아니라 확인 결과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 같은 생체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민감정보로 다뤄 별도 동의가 필요하므로, 승인에 얼굴 인증을 쓴다는 목적을 밝혀 동의를 받고 원본 이미지의 보관 기간과 파기 기준을 미리 정해 둡니다. 승인 기록 자체는 나중에 고칠 수 없도록 저장하고, 내부 감사 주기에 맞춰 보관 기간을 정합니다.
승인 요청이 하루에도 수십 번 오면 승인자는 내용을 읽지 않고 습관처럼 승인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얼굴 인증을 거쳐도 실제로는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