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무인매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구축 사례를 통해 AI 기반 무인매장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까요?
함명원 파인더스에이아이 대표가 이끄는 국내 AI 기업 파인더스에이아이는 컴퓨터 비전 기반의 무인매장 구축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4D 포즈 에스티메이션 기술을 활용하여 5평 내외의 초소형 매장을 일주일 내에 제작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파인더스에이아이의 무인매장은 카메라를 활용해 매장에 진입한 고객과 고객이 구매하려는 물건을 추론하여 별도의 바코드 인식 없이 결제를 가능하게 합니다. 함 대표는 "기존 무인매장은 고객이 직접 바코드를 인식시켜 결제하는 방식으로 고객 경험이 좋지 않고 도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지만, 컴퓨터 비전 기반의 무인매장은 매장 진입부터 퇴장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 글로벌 신규 무인매장 중 70% 이상이 AI 마이크로 스토어 형태로 오픈되었습니다. AI 마이크로 스토어는 고객에 더 가까운 입지에 매장을 구축할 수 있으며, 공간 소유자는 유휴 공간이나 부지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매장화해 수익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 편의점 체인 GS25는 2018년 9월 마곡 사이언스 파크 LG CNS 본사 내에 테스트 매장을 선보인 후 2019년 경희대 수원캠퍼스와 광주대에 무인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초기 테스트 매장에서는 안면인식 기능을 채택했지만, 실제 가맹점에 적용하기에는 개인정보 유출과 제도적·행정적 문제로 인해 카드를 통한 인증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GS25는 RGB 카메라를 이용해 매대를 촬영하여 상품 결품 상태를 유인 점포 근무자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상품별 결품 상태가 문자로 변환되어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GS네트웍스(GS리테일의 자회사)가 운영권 입찰을 통해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무인점포에서 겪을 수 있는 손님 문의사항이나 불편사항을 'KT 기가지니'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2017년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국내 최초의 무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습니다. 정맥인증 결제 시스템인 롯데카드사의 '핸드페이'를 이용해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사전에 롯데카드 카드센터에서 정맥정보 등록을 해야 합니다.
2020년 세븐일레븐은 시그니처 매장을 반년 만에 29곳으로 확장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보안 걱정 없이 무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DT를 강화해 설계한 '시그니처 3.0' 모델인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을 개발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VENY)도 개선했습니다. 한 대에 5천만원 하던 브니는 결제 등 주요 업무만 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가격을 10분의 1로 낮췄습니다. 현재 100대 수준의 브니를 운영하며, 2025년에는 200대 이상 보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미국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 고'는 2016년 12월 시범 개장하여 2018년 1월 정식으로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컴퓨터 비전, 딥러닝, 복합센서 기술이 적용된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Just Walk Out Technology)을 도입했습니다.
아마존 고의 특허 기술에 따르면 카메라는 천장과 진열대에 설치되어 사용자, 구매자의 손, 물품 이미지 등을 캡처합니다. RGB 카메라와 뎁스 센싱 카메라가 사용되며, 얼굴인식을 통해 구매자의 키, 몸무게, 생체 정보, 이름, 구매 내역 등을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시애틀 아마존 고 1호점의 연간 운영비가 1천만 달러 이상이었고, 1000개를 판매하면 그 중 700건의 카메라 영상을 사람이 확인해야 했습니다. 결국 2024년 아마존은 비용 문제로 아마존 고 매장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무인매장에서 안면인식으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징둥닷컴, 빙고박스 등과 함께 중국 내 무인매장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리 등록한 안면 정보를 활용하여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본에서는 NTT 데이터가 중국의 CloudPick사와 협업하여 롯폰기에 쇼룸과 테스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loudPick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매장이 중국에서 대부분 운영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아마존 고에 가장 근접한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얼굴인식 기술은 딥러닝과 컨볼루션 신경망(CNN)을 활용하여 이미지의 패턴을 감지하고, 얼굴의 윤곽, 눈의 위치, 코의 모양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합니다. 얼굴의 고유한 벡터를 생성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벡터와 대조하여 개인을 식별하는 방식입니다.
파인더스에이아이의 4D 포즈 에스티메이션 기술은 영상 내에서 사람의 주요 뼈에 있는 20개 포인트의 정확한 위치를 추정해 어떤 자세를 잡고 있는지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결품된 매대를 모니터링하고, 더러워진 청소상태를 점검하며 고객 도난 의심행위 등을 감시하고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림을 줄 수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얼굴인식 시장은 연평균 16.3% 성장하여 2028년 13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기업들은 기술, 금융, 제조,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얼굴인식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보안 강화, 업무 공간 자동화, 향상된 고객 경험 제공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도 AI 마이크로 스토어가 기존 편의점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편의점은 일반적으로 500미터 이내에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AI 마이크로 스토어는 더 작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얼굴인식 기술의 확산과 함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얼굴인식 기술의 무분별한 도입과 활용을 제한하고,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보충적으로 허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은 얼굴인식 정보를 민감정보로 규정하고 있어, 개인정보처리자는 민감정보를 수집·이용·제공하는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기업들은 얼굴인식 기술 도입 시 데이터 암호화, 익명화 등의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윤리적 기준을 설정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AI 얼굴인식 기반 무인매장은 기술의 편익을 최대화하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성공 사례들을 통해 볼 때, 단순한 기술적 구현을 넘어서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 그리고 개인정보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인매장 기술이 성숙해지면서 대학교, 테마파크, 기차역, 공항, 경기장 등 시간 효율성이 중요한 곳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매장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