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전화를 거는 순간부터 AI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기 시도를 즉시 차단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시민들의 안전한 통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587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피해액은 3116억원을 기록해 120%나 늘어났습니다.
실시간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여부를 즉시 판별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차단 방식이 신고 접수 후 사후 대응하는 블랙리스트 방식이었다면, 신기술은 통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사기 가능성을 탐지해 피해를 사전에 막습니다.
KT가 상용화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금융감독원의 보이스피싱 시나리오 2만 건을 학습한 AI가 화자의 초반 150음절을 텍스트로 변환해 분석합니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즉시 통화 화면에 '주의' 표시를 띄워 고객에게 경고합니다.
• KT AI 탐지 서비스: STT(Speech to Text, 음성을 글로 변환하는 기술) 기반으로 통화 초반 150음절 분석
• SK텔레콤 FAME: 통신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사기 탐지 모델로 실시간 금융사기 예방
• LG유플러스 안티딥보이스: AI가 위조된 음성의 미세한 부자연스러움 감지
SK텔레콤의 AI 보안 솔루션 'FAME(Fraud Analysis Model for Everyone)'은 위치 데이터와 전화, 문자 정보 등 통신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합니다. 사용자가 은행 앱에 로그인할 때 보이스피싱 번호와의 통화 이력이 발견되면 계좌 이체를 중단하거나 고객에게 경고를 발송합니다.
최근 AI 기술을 악용한 딥보이스(Deep Voice) 보이스피싱이 등장하면서 음성 위조 탐지 기술도 개발되었습니다. 딥보이스는 딥러닝과 목소리의 합성어로 AI 기반 음성 합성 기술을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AI 딥보이스를 이용해 피해자의 딸 목소리를 흉내내는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2000만원을 인출하도록 유도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통해 AI가 기계로 위조된 음성을 판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TTS(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 모델을 활용해 진짜 사람의 목소리와 AI가 위조한 목소리를 학습시켜 발음의 미세한 부자연스러움과 음성 주파수 영역의 비정상적인 패턴을 탐지합니다.
행정안전부가 개발한 세계 최초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은 국내외 6000여 명으로부터 추출한 100만 개 이상의 음성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기존 외국산 분석모델 대비 범죄자 음성 판별 정확도가 77% 향상되었으며 범죄가담자 그룹화 기능도 세계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통화 내용이라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이 강화된 기술도 도입됩니다. SK텔레콤은 통화 데이터를 서버를 통하지 않고 단말 내에서 보이스피싱 여부를 탐지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온디바이스 AI란 스마트폰 등 개별 기기 안에서 AI 처리가 이루어지는 기술로, 개인 통화 내용이 외부로 전송되지 않으면서도 실시간 탐지가 가능한 방식입니다.
AI가 통화 문맥을 분석해 피싱 여부를 판별한 뒤 본인과 가족에게 알려주며,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AI가 통화를 종료하는 조치도 취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AI가 판단해 피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입니다.
실시간 차단 기술의 효과는 민관 협력을 통해 더욱 증대되고 있습니다. 필상(Pillsang)이 개발한 '싹다잡아' 앱은 AI 기반 악성링크 탐지 기술로 국내외 특허 19건을 출원했으며, 신규 악성 URL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경찰청에 공유해 후속 피해를 막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의 사이버 공격 대응 자동화 사업에서는 2달 동안 기존 보안솔루션들이 놓친 악성 URL 43건을 탐지하며 기술력을 검증받았습니다.
경찰청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협업해 범죄에 이용되는 악성앱을 추출·분석·차단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금융보안원, 통신사와도 악성앱 정보를 공유해 차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서버 차단·탐지를 회피하기 위해 다수의 악성앱을 한번에 유포하거나 하루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고도화된 수법을 사용하고 있어 이러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시간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는 상당합니다. SK텔레콤은 2023년 보이스피싱 전화 발신 차단과 AI 기반 스팸·스미싱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SK텔레콤 이용 고객 중 피해자 규모는 2021년 1월 52.96%에서 2023년 12월 35.96%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 KB스타뱅킹 앱: 실행만으로도 보이스피싱 악성 앱 탐지
• 피싱아이즈 앱: 악성 URL 포함 메시지 감지 및 위험 웹사이트 접속 차단
•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 안내: 모르는 번호 전화 시 실시간 위험도 표시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앱은 실행만으로도 보이스피싱 악성 앱을 탐지할 수 있으며 '피싱아이즈' 앱은 악성 URL을 포함한 메시지를 감지하고 위험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합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인지 안내해 주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국내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025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피해자로 위장한 인공지능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범죄자와 채팅을 나누며 정보를 수집한 뒤 역으로 범죄 예방에 활용하는 기술로 사이버 보안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2023년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텔레콤 어워드에서 AI를 활용한 사칭문자 탐지·차단 기술로 '올해의 보안 솔루션'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유럽의 한 통신사가 SK텔레콤에 보이스피싱 차단 프로그램의 해외 버전 제작을 요청해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음성분석 모델을 활용한 한류 상품으로 해외 확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최신 음성 과학수사 기법을 전수받고자 하는 국가에 올 하반기 교육과 국제행사를 통해 모델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입니다.
202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5(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에서는 더욱 발전된 AI 보안 기술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와 함께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선보이며, SK텔레콤은 통신 빅데이터 기반 AI 보안 솔루션을 전시합니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비대면 계좌개설 사전 차단 서비스를 도입해 대포통장 개설을 원천 방지할 계획입니다. 통신사의 보이스피싱 의심 통화정보를 활용해 금융회사가 자금이체를 차단하는 시스템도 구축됩니다. 불법 스팸문자 차단 대상도 기존 '불법 금융투자' 부문에서 '불법 대부'로 확대됩니다.
KT는 올해 2분기 내로 기존에 특정된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탐지하고 AI로 실제 인물의 목소리를 학습해 복제하는 딥보이스도 판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목소리의 유사도와 시나리오 문맥을 함께 탐지해 고객을 이중으로 보호한다는 계획입니다.
실시간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기술적 대응 방안이 시민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